심의위원회가 끝나고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와 특별교육이 내려졌다는 통지를 받은 지 한 달쯤 지나, 이번에는 행정심판위원회에서 봉투가 왔습니다. 상대 쪽 보호자가 그 조치를 취소해 달라는 심판을 청구했다는 통지와, 심판참가라는 제도를 안내하는 문서였습니다. 우리 쪽은 청구인도 피청구인도 아닌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막막합니다. 이 통지가 왜 오는지, 참가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참가하지 않으면 무엇을 놓치는지를 행정심판법과 학교폭력예방법 조문으로 풀었습니다.
이 통지는 왜 오는가
2023년 개정으로 들어온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 제3항 때문입니다. 가해학생이나 그 보호자가 조치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하면, 행정심판위원회는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와 양쪽 학생의 소속 학교에 청구 사실을 통지하고 행정심판법 제20조에 따른 심판참가에 관한 사항을 문서로 안내하여야 합니다.
개정 전에는 이 통지가 없었습니다.
피해 쪽은 심판이 진행되는 줄도 모르다가 조치가 취소된 뒤에야 알곤 했습니다. 봉투가 왔다는 것은 참가할 수 있는 창이 열렸다는 뜻이지,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심판참가란 무엇인가
행정심판법 제20조 제1항은 심판 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위원회의 의결이 있기 전까지 그 사건에 심판참가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피해학생 쪽은 조치가 유지되느냐 취소되느냐에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입니다.
참가하면 지위가 바뀝니다.
제22조 제1항은 참가인이 행정심판 절차에서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심판절차상의 행위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서면을 내고, 증거를 내고, 구술심리에서 말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당사자가 위원회에 내는 서류는 참가인 수만큼 부본이 함께 제출되고, 위원회가 당사자에게 보내는 통지와 서류는 참가인에게도 갑니다. 상대 쪽이 무슨 주장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참가인과 당사자
행정심판의 당사자는 청구인(가해학생 쪽)과 피청구인(교육장)입니다. 피해학생 쪽은 당사자가 아니어서 참가하지 않으면 서류를 받지도, 의견을 내지도 못합니다. 참가하면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절차상 행위를 할 수 있지만 청구 자체를 취하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여전히 청구인의 몫입니다.
참가 신청은 어떻게 하나
- 안내 문서에 적힌 사건번호와 위원회를 확인합니다. 교육장의 조치에 대한 심판이므로 시·도교육청 소속 행정심판위원회가 맡습니다.
- 참가신청서를 씁니다. 제20조 제2항에 따라 참가의 취지와 이유를 적고, 당사자 수만큼 부본을 함께 냅니다. 피해학생 보호자가 왜 이해관계인인지, 어떤 사실을 말하려는지를 적습니다.
- 위원회는 제3항에 따라 신청서 부본을 당사자에게 보내고, 제4항에 따라 기간을 정해 당사자의 의견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위원회가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제5항에 따라 결정서를 보냅니다. 불허되면 제6항에 따라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시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의결이 있기 전까지만 참가할 수 있고, 위원회가 언제 의결할지는 미리 알려 주지 않습니다. 통지를 받은 주에 신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원회가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합니다. 제21조에 따라 참가를 요구받으면 참가 여부를 지체 없이 알려야 합니다.
참가해서 무엇을 말하나
상대 쪽 청구의 뼈대는 대개 둘입니다.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조치가 지나치다는 것. 참가인의 서면도 그 둘에 맞춥니다.
사실관계에 관해서는 심의위원회에 냈던 자료를 다시 정리하되, 심의 뒤에 새로 생긴 자료가 있으면 그것이 가장 힘이 있습니다.
조치의 무게에 관해서는 시행령 제19조가 기준입니다.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선도 가능성, 양쪽 보호자 사이의 화해 정도,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 상대 쪽이 반성과 화해를 들어 감경을 구한다면, 실제로 사과가 있었는지, 접촉 금지가 지켜졌는지를 참가인이 말할 수 있습니다.
- 심의위원회 조치 결정 통지서와 당시 제출 자료 사본
- 조치 결정 이후 접촉이나 보복이 있었다면 그 날짜와 자료
- 치료와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면 그 기록
- 참가 뒤 송달받은 상대 쪽 서면에 대한 반박 요지
집행정지 신청이 함께 오면
심판 청구만으로는 조치가 멈추지 않습니다. 행정심판법 제30조 제1항이 그렇게 정합니다. 그래서 상대 쪽은 대개 같은 조 제2항의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합니다. 위원회가 중대한 손해를 막아야 할 급박한 사정을 인정하면 조치의 효력이나 집행을 멈추는 제도입니다.
여기에 피해 쪽의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4 제1항은 위원회가 가해학생 조치에 대해 집행정지를 결정하려면 피해학생이나 그 보호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시행령 제24조 제2항은 그때 피해가 어느 정도였고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조치에 대한 의견, 그 밖의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도록 하고, 제3항은 가해 쪽과 마주 보고 말하기 어려우면 상대를 퇴장시키거나 서면으로 내게 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의견진술을 포기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경우에는 듣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안내문에 답하지 않고 넘기면 포기로 읽힐 수 있습니다.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제17조의4 제3항에 따라 피해학생 쪽은 학교장에게 분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참가하지 않으면 무엇을 놓치나
세 가지입니다. 상대 쪽 서면을 받아 보지 못하고, 반박할 자리가 없으며, 재결서도 바로 받지 못합니다. 행정심판법 제48조 제3항은 재결서 등본을 참가인에게 송달하도록 하지만 참가하지 않은 제3자는 그 대상이 아닙니다.
결과가 바뀌어도 알 길이 늦습니다.
조치가 가벼워진 뒤 피해 쪽이 그 재결에 불복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여서, 그 전에 심판 안에서 말해 두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주의
참가 서면에 상대 학생의 다른 비행이나 가정 사정을 적는 일은 피하십시오.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의 조치가 적법한지이고, 사건 밖의 사정은 신빙성을 깎습니다. 상대 학생을 비난하는 표현보다 날짜와 자료가 위원회를 움직입니다.
정리
가해학생 쪽의 심판 청구가 있으면 피해 쪽에는 제17조의2 제3항의 통지와 참가 안내가 옵니다. 행정심판법 제20조의 참가신청서를 의결 전에 내면 제22조에 따라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절차상 행위를 할 수 있고, 상대 쪽 서면과 재결서를 송달받습니다.
집행정지 신청이 붙어 있으면 제17조의4에 따라 피해 쪽 의견을 듣는 절차가 따로 있으니 안내문에 반드시 답하십시오. 서면 제출이나 상대 퇴장 뒤 진술도 가능합니다.
참가 서면은 시행령 제19조의 다섯 기준에 맞춰 사실과 자료로 채우는 것이 요령입니다. 통지를 받으셨다면 사건번호와 의결 일정을 먼저 확인하시고, 학교폭력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참가 서면의 구성을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 제17조의4 ·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 제24조 · 행정심판법 제20조, 제21조, 제22조, 제30조, 제4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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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참가 신청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행정심판법 제20조 제1항은 위원회나 소위원회의 의결이 있기 전까지 참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의결 일정은 미리 알려 주지 않으므로 통지를 받은 직후 신청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가하면 아이가 위원회에 나가서 말해야 하나요?
참가인은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절차상 행위를 할 수 있을 뿐 출석이 강제되지는 않습니다. 보호자가 서면으로 의견을 내는 방식이 보통이고, 집행정지 의견청취에서는 서면으로 내거나 상대를 퇴장시킨 뒤 말하게 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24조 제3항).
집행정지 안내문을 받았는데 답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4 제1항 단서와 시행령 제24조 제1항은 의견을 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힌 경우 위원회가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답하지 않는 것이 포기로 읽히지 않도록 기한 안에 의견서를 내십시오.
참가 신청이 거부되면 끝인가요?
행정심판법 제20조 제6항은 허가 여부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거부 사유를 보고 참가의 취지와 이해관계를 보완해 다시 다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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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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